차례상 앞에서 늘 같은 생각을 합니다. "이걸 다 해야 하나."
전을 부치느라 반나절이 가고, 과일은 홍동백서에 맞춰 놓아야 한다고 하고, 가짓수를 세다 보면 스무 개가 넘습니다. 그러다 누군가는 서운해하고, 누군가는 지칩니다.
그런데 성균관이 공식적으로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밝힌 지 꽤 됐습니다. 무엇을 빼도 되는지 근거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성균관이 말하는 기본은 6가지
성균관 차례상 표준안 기본 구성 [01]
2022년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차례상 준비 부담이 커서 명절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기고 성차별·세대갈등 논란까지 벌어졌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표준안이 제시한 기본 음식은 여섯 가지입니다.
| 구분 | 음식 |
| 기본 6가지 | 송편 · 나물 · 구이(적) · 김치 · 과일 · 술 |
| 더 놓는다면 | 육류 · 생선 · 떡 |
성균관은 "음식 가짓수는 최대 9개면 족하다"고 밝혔습니다. 스무 가지가 넘던 기존 차림을 절반 이하로 줄인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아홉 가지에는 시접(수저 그릇)·향로·촛대 같은 제기까지 포함해 세는 경우도 있습니다. 실제 조리해야 하는 음식은 더 적습니다.
근거는 유교 경전에 있습니다
유교 경전 예기(禮記)의 악기(樂記) 편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대례필간(大禮必簡) — 큰 예법은 간략해야 한다.
간소화가 전통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원래 가르침에 가깝다는 뜻입니다. 이 점이 중요합니다. 어른들을 설득하실 때 쓸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합니다.
전은 안 부쳐도 됩니다
안 해도 되는 것들 [02]
표준안 발표에서 가장 화제가 된 대목입니다.
"기름에 튀기거나 지진 음식은 차례상에 꼭 올리지 않아도 된다"
이유는 명확합니다. 전 요리는 예학적으로 차례에 권장된 음식이 아닙니다. 언제부터인가 관행으로 굳어졌을 뿐,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차례상 준비에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것이 전입니다. 이것 하나만 빼도 준비 시간이 크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안 올려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습니다.
전을 좋아하시는 가족이 있어 만드시는 것은 물론 자유입니다. 다만 "차례상에 꼭 올려야 해서" 부치실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홍동백서·조율이시는 근거가 없습니다
이것도 많이들 모르시는 부분입니다.
| 표현 | 성균관의 설명 |
| 홍동백서 | 예법을 다룬 문헌에 없는 표현 |
| 조율이시 | 대추·밤·배·감 순서도 근거 없음 |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아야 한다는 규칙도, 대추·밤·배·감을 순서대로 놓아야 한다는 규칙도 실제 유교 경전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만들어져 전해 내려온 관행입니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명절마다 과일 놓는 순서로 다투는 집이 생깁니다.
과일은 어떻게 놓나
성균관의 답은 간단합니다.
"과일의 종류나 위치는 정해진 바 없으니 가족과 상의해서 편하게 차리면 된다"
| 항목 | 기준 |
| 가짓수 | 4~6가지 정도 |
| 종류 | 계절 과일이나 가족이 좋아하는 것 |
| 외래 과일 | 바나나·키위도 무방 |
| 놓는 위치 | 정해진 바 없음 |
특정 과일을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비싼 제철 과일을 억지로 구하실 필요가 없다는 뜻입니다.
이미 많은 집이 줄이고 있습니다
2016년 대비 변화 [03]
"우리 집만 간소화하는 건 아닐까" 하는 부담이 있으실 수 있습니다. 통계를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 항목 | 2016년 | 최근 |
| 차례상을 차린다 | 74.4% | 40.4% |
| 전통 예법대로 준비 | 47.6% | 21.0% |
| 전통 예법에 맞춰 간소화 | 29.8% | 58.4% |
차례상을 차리는 집 자체가 열 집 중 일곱에서 네 집으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차리는 집도 대부분 간소화하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2022년 성균관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의 40.7%, 유림 관계자의 41.8%가 가장 개선해야 할 점으로 간소화를 꼽았습니다. 유림 쪽 비율이 오히려 높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무엇을 남길 것인가
빼는 이야기만 했으니 남길 것도 정리하겠습니다.
| 구분 | 내용 |
| 꼭 남길 것 | 조상을 기리는 마음과 가족이 모이는 자리 |
| 가족 취향 |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시던 음식 |
| 실용적 선택 | 가족이 실제로 먹을 음식 |
성균관 최영갑 위원장은 "차례는 조상을 사모하는 후손들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이로 인해 고통받거나 가족 사이의 불화가 초래된다면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음식 가짓수가 정성의 척도는 아닙니다. 오히려 준비하느라 지쳐서 정작 상 앞에서 마음을 쓰지 못한다면 본말이 바뀐 셈입니다.
가족과 이야기해 보십시오
간소화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음식을 줄이는 게 아니라 합의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 성균관 표준안이 도움이 됩니다. 개인의 의견이 아니라 유림 단체의 공식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전은 원래 차례 음식이 아니라고 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생깁니다.
정리
| 기억할 것 |
| 기본은 송편·나물·구이·김치·과일·술 6가지 |
| 더 놓아도 최대 9가지면 충분 |
| 전은 안 부쳐도 됩니다 — 예학적 근거 없음 |
| 홍동백서·조율이시는 문헌에 없는 표현 |
| 과일은 4~6가지, 종류와 위치 자유 |
올해는 조금 덜 차리시고, 대신 가족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늘려보시면 어떨까요.
그게 오히려 차례의 본래 뜻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은 성균관의례정립위원회가 발표한 차례상 표준안과 언론 보도를 정리한 것입니다. 차례 방식은 가문과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이 글은 특정 방식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가족과 상의해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독감 예방접종 무료 대상 총정리 🤧 올해는 14세까지! (0) | 2026.09.24 |
|---|---|
| 추석 연휴 문 여는 병원 약국 찾는 법 — E-Gen 3분 검색 (0) | 2026.09.24 |